21세기는 흔히 정보화시대라고 말한다. 디지털 컴퓨터, 이메일, 유튜브 동영상 등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디지털 세상에 가장 중요한 이론적, 실질적 기여를 한 사람을 꼽으라면? 바로 모든 디지털 컴퓨터의 밑바탕에 깔린 기본 개념을 제시한 클로드 섀넌을 들 수 있다. 클로드 섀넌은 “20세기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장 유명한 석사학위 논문”으로 디지털시대의 기초를 마련한 천재 수학자이자 과학자이다. 최초로 0과 1의 2진법, 즉 비트(bit)를 이용해 문자는 물론 소리·이미지 등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안하여 “디지털의 아버지”이자 미국 전자통신시대의 서막을 연 인물로 일컬어진다.
클로드 섀넌이 오늘날 지구를 결속하는 정보 아키텍처의 입안자 중 한 명임에도 인지도에서는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. 그 자신이 세간의 주목을 싫어한 이유도 있지만, 그의 업적과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기술의 괴리감에도 문제가 있다. 세계 정상급 공학자들은 하나같이 “오늘날 고속데이터통신을 가능케 한 선진 기호 처리 기술은, 클로드 섀넌이 발표한 정보이론 논문의 연장이라고 봐야 한다”고 말한다. 숨은 천재 클로드 섀넌을 재평가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. 저자들은 그를 단지 디지털 시대의 먼 조상이 아니라, 정보화시대의 토대를 쌓았을뿐더러 단기적 실용성을 넘어 시대적 관심사를 추구하는 데 필요한 학문이라면 무엇이든 연마한 만능 창조인으로 끌어올린다. 저자들은 동시대를 살았던 이들과의 수많은 인터뷰와 철저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이 ‘창조적 혁신가’이자 ‘늘 장난기 넘쳤던 천재’의 일생을 촘촘히 재구성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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